'번역 괴담'에 해당되는 글 25건

  1. 2017.06.12 015. 쿵 소리
  2. 2017.06.10 014. 리스트컷 사진
  3. 2017.06.09 013. 아줌마 1
  4. 2017.06.06 012. 나한테 덤비는 녀석 3
  5. 2017.06.04 011. 정모
  6. 2017.05.29 010. 죽은 사람의 뼈를 먹는 것
  7. 2017.05.29 9. 빨간 옷을 입은 여자
  8. 2017.05.28 8. 낙태한 사촌동생
  9. 2017.05.25 7. 분리된 신
  10. 2016.05.15 6. 저주를 거는 순서 1

015. 쿵 소리

번역 괴담 2017. 6. 12. 04:51


 꽤 오래 전 일이다.


그 무렵 욕실 문은 세탁기 배수 호스가 걸려서 제대로 닫히질 않았다.


그런 욕실에서 한밤중에 샤워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봐 버린 것이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머리뿐인 여자.


일본 전통인형처럼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떠 있었다.


그리고 그 머리는 바닥으로 점점 떨어지더니





둔탁한 착지음에 반쯤 패닉에 빠진 채 샴푸 거품 범벅인 머리 그대로 세면장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다.


머리는 말할 것도 없고 소리낼 만한 것도 없었다.




이후 세탁기 위치를 바꿔서 문이 제대로 닫히도록 만들어 놓은 후부터 그 여자 머리를 보지 않게 됐다.







하지만 방심하고 있을 때 문 너머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금도.



어서 이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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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까지 카메라 가게에서 알바를 했었다.


가게에는 디카로 찍은 사진을 인쇄할 수 있는 프린터기도 있어서 대부분의 손님은 프린터기를 쓰러 온다.


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오는지 일일히 체크하진 않는다.


알바가 프린터기를 체크하는 건 이상이 생겼을 때, 용지를 채울 때, 그리고 가게 문을 닫을 때 혹시 잊은게 있나 확인할 때 뿐이다.


가끔 메모리 카드나 사진만 놔두고 갈 때면 1년정도 사무실에 보관했다가 주인이 안오면 폐기한다.




2주쯤 전에 혹시 잊은게 있나 싶어 체크 하는데 사진 10장 정도가 프린터기 안에 들어있었다.


웬 일인가 해서 봤더니 리스트컷 사진이었다.


머리도 길었고 팔도 여자 팔 같았다.




손목만이 아니라 온 팔에, 심지어 어깨까지 수없이 커터칼로 벤 것, 벤 상처, 베는 중의 사진처럼 피투성이인 것 뿐이었다.


얼굴이 안찍혀서 누군지도 알 수가 없고, 장난 친건가 싶기도 했지만 도저히 만들어낸 상처같지 않았다.



너무 역겨워서 점장에게 이야기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신고도 못하니 일단 내버려 두라고 했다.


거의 봉인하듯 신문지로 둘둘 감아서 창고에 처박아뒀다.




그 날 밤부터 꿈인지 뭔지, 자는 도중에 갑자기 눈앞이 새빨개지면서 밤중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이어졌다.


꿈 속에서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너무 무섭다.


숨이 쉬기 힘들어지고 온몸에서 기운이 빠지면서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이런 상황이라 다시 잘 수도 없고, 덜덜 떨면서 아침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일주일쯤 이런 일이 계속돼자 잠에 들지도 못해서 수면제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점장에게 말하고 아르바이트를 좀 쉬기로 했다


의사에게 약을 받아오자 신기하게 뭔가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이었다.



마침 날씨도 좋아서 오랜만에 이불이나 말리고 뽀송뽀송하게 자려고 베개니 이불이니 죄다 베란다에 널고 마지막으로 요를 들어올렸을 때



요 밑에 리스트컷 사진이 들어있었다.




사진은 한 장. 


커터칼로 자르고 있는 사진에는 터져나오는 피까지 찍혀있었다. 



당연히 나는 사진을 가져온 적이 없다. 온 몸이 덜덜 떨렸지만 반사적으로 사진을 찢고 불태웠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진 때문에 죽을 것 같았다.


그 발로 가게에 뛰어가 창고에 처박아둔 사진도 전부 태웠다.



점장은 걱정했지만 갑자기 사진을 태운 사실에 대해서는 별 말 하지 않았다. 내심 본인도 기분은 나빴겠지.


"진작에 태울걸 그랬네."라고 했으니까.



다음 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지금은 새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다.


자취방도 이사할 준비중이다.



어찌어찌 잠은 잘 수 있게 됐지만 그게 약 때문인지 약을 태워서 그런 건지는 알 수가 없다.


그 사진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따금 플래시백처럼 떠오를 때가 있다.




사진이 장난이었는지, 누가, 무엇을 위해 찍었는지, 그 사람은 무사한지


그런 건 궁금하지 않다.




한시라도 빨리 잊고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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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 아줌마

번역 괴담 2017. 6. 9. 19:30


 보육원에서 일하던 무렵의 이야기다.


니트 모자를 쓴 나를 아이들이 할머니라고 불렀다.


모자 자체는 핑크색 코사지가 붙은 젊은 디자인이었던데다 당시 나는 20대 초반이었다.



왜 할머니냐고 부르는지 내심 궁금했다.



그러다가 다른 아이들도 모자를 쓴 나를 보고 할머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별게 다 유행하네 싶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어느날 친구와 산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그 지방의 영매사가 "이봐요 당신!" 하고 불러세우는 것이었다.


그리곤 "머리(모자) 뒤에 오니같은 여자가 있어요." 라는 것이다.



너무 화가 나서 노파같이 보이지만 나이는 30대쯤인 여자가 보인다는 것이다.



영매사 왈, 모자가 계기가 되어 어디에선가 들러붙었다고 한다.


혹시 해는 없는지 물어보자


이 여자만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당신(나)같은 경우에는 수호령이 여자를 먹어치우고 있으니까 조만간 없어질거요.


라는 것이다.


유령도 무섭지만 내 수호령은 대체 뭔가 싶었다.







그 일로부터 곧 10년이 다 돼간다.


모자는 아직도 갖고 있지만 큰 일은 없었다.


단지, 세살배기 딸이 나(엄밀히 말하자면 내 뒤)를 보고 "오니, 오니" 하며 웃는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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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크고 빠르고 강하다.


하지만 주인의 명령은 무조건이다.


주인이 명령하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가고, 멈춘다.


2미터가 넘는 거한이건 노인이건 여자뿐이건


시끄러운 아기라도 주인이 명령하면 태운다.




하지만 아주 가끔 나에게 덤비는 무모한 녀석이 있다.



나는 이 녀석들을 정말 좋아한다.



이 때만큼은 주인이 명령하기 전에 내 마음대로 결판을 낼 수 있다.


게다가 승부가 끝나면 쉴 수도 있다.



음? 아무래도 저 녀석도 한 판 붙고 싶은 모양이군



승부는 한 순간에 끝난다. 내 승리다.


그건 그렇고 이 녀석들, 이기려는 기색이 전혀 없는 건 왜일까.


혹시 이 녀석들도 누가 시켜서 나에게 도전하는 건가.







[해설]


화자는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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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정모

번역 괴담 2017. 6. 4. 02:16

나는 어떤 온라인 게임을 한 적 있다.


처음 접했을 땐 혼자서 하루종일 퀘스트와 레벨링 뿐이었지만 


플레이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레벨도 높아지고 친구도 늘어나 게임하는 게 너무나 즐거웠다.



그러던 중, 특히 사이가 좋았던 두 친구와 정모를 하게 됐다.


나이대와 취미도 비슷해서 나는 정모에 참가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모 날.



나는 점심나절에 전철에 타고 집에서 좀 먼 다른 지방의 모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거기서 만난 다음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며 즐겁게 지냈다.



밤이 되어 슬슬 갈까 싶어서 이야기하려고 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딱 한 군데만 더 가자고 하기에


나도 같이 가기로 했다.



따라간 곳은 폐허가 된 빌딩이었다.



나는 어디로 가려고 한 거냐고 물었지만 두 사람은 대답이ㅣ 없었다.




아까와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두 사람 다 폐허 속으로 들어갔다.



나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아서 '어딜 가려는 거야!' 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모든 것을 깨달았다.


두 사람이 히죽히죽 웃으며 내 손을 잡은 것이다.


나는 이대로면 죽겠다 싶은 생각에 두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부리나케 도망쳤다.




두 사람이 쫓아오는지 뒤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리고 무사히 전철 역에 도착하고 마침 운 좋게 막차가 와서 거기에 탔다.


안심한 나는 문득 바깥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엄청난 표정으로 내 쪽을 노려보는 두 사람이 역 플랫폼에 서이ㅣㅆ었다.



만약 전철이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그 날부로 그 게임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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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o^)/:2015/02/18(水) 13:40:52.80 ID:wY4oBNWw0.net



내가 초등학교때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 얘기야


아버지는 둘째고 큰아빠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엄청나게 큰 빚을 져서 온 집안에 폐를 끼쳐서 절연당했다는 모양이야.


하지만 어머니 장례식이었기 때문에 그 때만큼은 얼굴을 내밀었다. 큰엄마도 같이 왔고.


나는 두 사람 다 처음 봤지만 큰엄마는 평범한 아줌마같은 느낌이었다.


큰아빠는 우중충한 분위기라 뭔가 기분 나빴다.



그리고 화장터에 가서 화장하고 다같이 젓가락으로 뼈를 모으는데




어쩌다가 그 때 큰아빠 쪽을 봤더니, 큰아빠가 할머니 뼈를 입에 넣는 순간을 봐 버렸다.




남에게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은 있었는지 눈만 돌려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랑 눈이 마주쳤다.


까득까득 씹어서 삼켰다.


약간 히죽거리는 걸 본 기억이 난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너무 무서웠고, 부모님한테 말하지도 못하고 지금에 이르지만


돌아가신 분(부모)의 뼈를 먹는 데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예를 들어 큰아빠는 절연했지만 뼈를 먹어서 다시 연을 잇는다든가


지금도 계속 궁금한데 누구 아는 거 없어?





877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o^)/:2015/02/19(木) 00:46:04.74 ID:10ggavHJ0.net

>>868 


지방에 따라선 있어. '호네카미(뼈씹기)'라는 풍습. 씹어 삼키는 곳도 있어.


전쟁 전에는 일본 각지에 전해졌던 풍습이고 별로 이상한 일도 아니야.


죽은 사람의 뼈를 씹어서 돌아가신 분을 향한 애착이나 사모를 전하는 의미.


사람의 뼈를 먹으면 자기 몸의 나쁜 부분이 낫는다.고 전해지는 지역도 있어 (무릎 뼈를 먹으면 자기 무릎이 좋아진다)


유명한 예라면 카츠 신타로가 형인 와카야마 토미사부로의 뼈를 씹었더랬지.




고대에는 죽은 자의 살점을 먹는 풍습이 세계 각지에 있었어.


죽은 자의 혼과 가지고 있던 힘을 받아들여서, 자기 안에서 계속 살아간다, 는 정령신앙에 기초한 의식.


지역에 따라서는 집안을 잇는 상속자가 호네카미를 통해 선조의 혼을 받아들이고, 수호의 힘으로 삼는다, 는 곳도 있어.


호네카미는 화장 이후에 의식같은 형태로 전해진 거야.


위에 쓴 자기가 아픈 부분의 뼈를 먹으면 낫는다는 건 정령신앙이 진하게 남아있는 부분이야.


파푸아뉴기니에서는 타부족과의 싸움으로 죽은 전사의 뼈를 입에 물어서 용감한 혼과 정신을 계승하는 의식이 있어.


같은 의식이 야쿠자계에서 치러진적도 있어. Y구미 최고간부 T의 장례식에서 뼈를 꺼낼 때 간부가 T의 뼈를 입에 넣고 T를 향한 경애를 표하고 암살한 곳에 복수를 맹세했어.



큰아빠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특별히 이상한 일은 아니야.






878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o^)/:2015/02/19(木) 02:04:25.05 ID:V6FZ0VZu0.net

>>868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런 충동이 드는 사람은 있는 모양이야.


어머니가 돌아가신 게 너무 슬퍼서, 뼈를 먹으면 내 안에서 어머니가 계속 내 안에서 살아가시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정말로 그럴 뻔했다는 사람을 봤어.



큰아빠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건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본능이 나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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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쯤 전에 오랜만에 누나가 귀성해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밤 늦게까지 하는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둘이 스테이크를 먹었다.


다 먹고 디저트나 시킬까 얘기를 하다가 맞은편 왼쪽에 빨간옷 입은 여자가 혼자 앉아있는게 보였다.


얼굴은 잘 안보였지만 나이는 아마 50 조금 전쯤.


펌이 들어간 긴머리의 멋부린 사람이었다.


그 사람 테이블에 딸기 파르페가 있는걸 보고 우리도 파르페를 시켰다.


파르페를 반쯤 먹었을 때쯤 그 여자를 봤더니, 파르페에는 거의 손을 안대고 계속 전화로 뭔가 얘기를 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파르페를 다 먹었는데도 그대로 바쁜 듯 오른손으로 메모를 적으며 왼손으로 뺨을 괴고 얘기를 하고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녹은 파르페가 주루룩 녹아내렸다.


"저렇게 녹았는데 먹을까?"


"업무 얘기중인거 아냐?"


"잘나가는 사장님일지도 몰라."


라고 소근소근 얘기 했다.


시간이 지나서 집에 가기 전 누나가 화장실에 들렀다. 난 자리에서 기다렸는데 누나가 뭔가 이상한 표정으로 걸어왔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저 사람 아까부터 얘기하고 있었잖아."


"엉 전화겠지."


"왼손에 아무 것도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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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저주를 거는 순서  (1) 20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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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쯤에 사촌 여동생이 아이를 뗐을 때의 이야기.


그 아이를 A라고 부를게




걔는 좀 별난 애였어. 쉽게 말하자면 양아치.


뭐 걔네 엄마(내 입장에서 보면 숙모)도 아이한테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라 더 그랬던것 같아.


일단 고등학교는 다니고 있었는데 거의 확실히 유급이 결정됐다던 모양이야.



이런저런 사정 탓에 비뚤어진 거겠지.


가게 물건을 훔치거나 싸워서 잡혀간적도 많았어.


주위 친척들은 A네를 아예 무시했어.



그치만 가~끔 나한테 연락을 해서, 돈이 좀 있으면 밥도 사주고 그랬어.


나랑 있을 때는 엄청 평범하고 바른 애였어.


나한테는 여동생같은 거였지.



그리고 어느날 사건이 일어났어.



A가 임신했다는거야.


거기다가 애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고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겠대.


나랑 친척들이랑 우왕좌왕 했는데, 숙모는 자기랑 아무 관계 없다는 듯이 있더라구


A도 곧잘 어두운 표정으로 "하아…어떡한담…." 하더라구



타개책은 떠오르질 않고 시간만 계속 흘렀어.



간단히 말하자면 낳느냐 떼느냐 둘 중 하나지만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난 어느 날 A가 전화했어.


원래는 나한테 메일로 연락하고 나서 전화하는게 암묵적 규칙이었거든


무슨 일인가 싶어서 바로 받았더니


A가 "떼기로 했습니다.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했습니다." 는거야



이상하게 기계적이었던것 같아.



여기부터 본편이라고 해야하나, 오컬트같은 부분인데.


그 날부터 A가 갑자기 변했어


별의 별 색으로 염색했던 머리는 검은 색이 되고, 고등학교도 제대로 다니기 시작했다나봐.


학교 마치면 곧장 집에 와서 집안일을 돕기도 하고.


나도 처음엔 이번에 겪은 일로 사람이 바뀌었나, 잘됐네. 싶었는데


이게 뭔가 이상했어



사람이야 바뀔 수도 있는 건데 갑자기 근본부터 바뀌는 건 어려운 법인데


뭐라고 해야할까, '다른 사람'이 A의 가죽을 둘러썼다고나 할까…


어제까지 레슬링 선수였던 사람이 오늘은 변호사가 돼 있는 것 같은


어쨌든 '너 누구야?' 하고싶어지는 느낌이었어.



좀 꺼림칙하면서도 건실해져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섞여서 좀 복잡한 심경이었지.



어느 날 A한테서 또 전화가 왔어. 아버지를 찾았대.


그럴 수가 있나 반신반의 하면서도 일단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어.


자세한 건 만나서 이야기하자길래 밤에 A네 집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지



A는 앉아있고 애 아빠(가칭)도 그 옆에 있어서 엄청 어색했어


여하턴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어.


남자는 굉장히 초췌해서 안팔리는 호스트같은 느낌이었어.


그 사람 왈, "매일 A를 죽이는 꿈을 꿔요. 매번 다른 방법으로… 게다가 A의 배가 불러 있고, 뭔가 꿈틀거리는 느낌이예요. 그걸 내가 때리거나 밟아서… 무서워서 A한테 연락했더니 아이가 생겼다고 하고…매일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자요."


그 때 A가 한 마디 소근거렸다.




"잘 됐 다"





소름이 돋았다.


노멘같은 표정이었던 것도 한몫 하지만 무엇보다 목소리가 그야말로 아저씨였다.


남자도 깜짝 놀라서 울며 사과했다.



그 다음 A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너 때문에 태어날 수 없어. 떼는 게 아니라 '죽인'거야. 용서 못해. 꼴 좋다."


고 말했다.



나는 어쩐지 이해했다.


얘는 A가 아니다.


틀림없이 뱃속의 아기다. 라는 것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직감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남자도 그렇게 느꼈는지 창백한 얼굴로 연신 사과했지만


"절대로 용서 못해. 죽어도 용서 못해."라고, 그야말로 배 밑바닥에서부터 울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 다음에 남자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A는 아이를 떼고 유급은 했지만 졸업은 제대로 한 모양이다.


이전의 양아치였던 때랑은 비교도 안될만큼 얌전해졌다.


하지만 가끔 '하늘에서 아기가 떨어지는'꿈을 꾼다는 모양이다



본인은 벌로서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딱히 무섭진 않다, 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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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분리된 신

번역 괴담 2017. 5. 25. 05:04


 우리 부모님은 나를 가지던 날과 내가 태어나던 날 밤에 빛이 뱃속으로 들어오는 신비로운 꿈월 꿔서 나에게는 뭔가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가족에게 뭔가 고민거리(아버지의 전근에 가족이 따라갈지 여부 등)가 있을 때는 내가 마지막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신이 그러길 바라신 거겠지' 하고 말하는 가족이다.


 나 자신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반항기를 거쳐서 나는 평범하고 초능력같은 건 없다고 이해하고 있었고, 우리 식구들도 남한테 얘기하지도 않은데다 형제자매도 그 부분은 길이 들어서, 그냥 마지막 결정을 내가 하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동생네 아이(나한테는 조카)가 병에 걸렸다.


 처음엔 어느 병원을 가도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겨우 병명을 알아냈더니 비싼 치료비가 장기적으로 들어가는 난치병이었다.


 치료비를 못내서 아이를 포기하는 부모도 많다고 한다.


 물론 동생과 부모님이 모아둔 돈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집을 팔아서 조금이라도 치료비를 충당하는게 어떻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리고 부모님은 멀리서 살던 나한테 전화를 걸어서 결정해달라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연말 점보 복권을 산다는 결론이 났다.


 우리 가족은 연말 점보 복권을 서른장 샀다.


 그리고 당첨됐다.



 어찌어찌 집을 팔지 않고 10년은 버틸 수 있는 액수였다. 그 동안에 정부 지정 난치병이 되면 어떻게든 된다고 한다.


 나는 그 사실을 '네 몫이다.' 라며 백만 엔을 받았을 때 알게 됐다.


 뭘 사라고 한 적도 없을 뿐더러 전화를 받은 기억조차 없다.


 아니, 사실 조카가 그런 병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처음 들었다.


 전화를 걸었던 번호는 내 전화번호와 한 끗 차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자, 모르는 남자가 받자 마자 끊고 다시 걸었더니 없는 번호였다.


 어머니는 내가 곧잘 상담도 도와주고, 조카가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 지도 모를 때도 내가 다른 현의 병원을 가르쳐줘서 병명을 알았다고 했다.


 내가 이 번호(비슷하지만 다른 번호)로 바꿨다고 연락했다고 어머니가 얘기해서 보이스피싱인가 했는데 사기를 친 것도 아니라 영문을 알 수 없다.


 어머니는 '네 신이 분리된걸까.'라고 말했다.


 어제 부모님이 올해도 연말 점보 복권 사는게 좋을까 하고 전화 해서 사지 말라고는 얘기 했지만 


 혹시 신이 분리됐으면 나한테는 아무 능력도 없으니까 막 답해도 될지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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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서를 손에 넣었다.

책 머리말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여기에 적힌 대로 따라하면 저주가 걸리지만, 순서를 틀리면 저주가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그런데도 정말 저주를 하시겠습니까?'

물론이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녀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주의 서를 찾아낸 것이다.

나는 저주를 걸기 시작했다.


'1. 우선 눈을 감고 저주를 걸 상대의 얼굴을 상상합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건데 말이지, 그리고 나는 녀석의 얼굴을 떠올렸다.

좋아, 다음은 어디보자...


'2. 어떤 저주를 걸 지를 상상합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끝없이 주는 것이다.

좋아, 다음.


'3. 마지막으로 눈을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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